* 드레스 입고 결혼식 --- 김자옥
곧잘 결혼하는 꿈을 꾼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예식을 올리는데 언제나
신랑은 없다. 있긴 있다고 하는데 한 번도 뚜렷하게 본 일은 없다. 결혼
꿈을 꾸면 언제나 좋은 일이 있다. 그러나 하필 결혼꿈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꿈은 평소의 억압된 욕망의 표현이라지만 아직 결혼하고 싶다는 생
각은 해본 일이 없다.
* 돼지꿈이 [개꿈]돼 --- 김미영
돼지꿈을 꾼 일이 있다. 꿈에 커다란 돼지가 뛰노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
는데, 몹시 불결하고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모두들 태몽이라고 해석해
주었다. 태몽이지만 미혼자에겐 큰 횡재수가 생길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
나 이렇다할 좋은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도 [개꿈]인가 보다고
생각했다.
* 총천연색 세계일주 ---정혜선
옷을 벗은 누드꿈을 꾸면, 나는 반드시 좋은 일이 있다. 한번은 하늘을
훨훨 날며 세계일주를 했다. 세계는 알록알록한 총천연색이었다. 이 꿈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 해 아들도 낳고 하는 일마다 순조롭게 잘 풀려나갔다. 꿈 속에서 본,
아프리카, 쉬스, 프랑스, 미국 등이 짙은 색깔 때문이었는지 선명하게 기억
할 수 있다.
* 알몸으로 수영하고 --- 전양자
벌거벗는 누드 꿈이 길몽이라고들 한다. 종종 알몸으로 노는 꿈을 꾼다.
어느 때는 푸른 바다에서 헤엄도 치고, 때론 맑은 계곡에서 목욕도 한다.
이런 때는 꿈을 깨고 나서도 개운하고 즐겁다. 그러나 너무 자주 꿈을 꾸
는 탓인지 [좋은 일]은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러나 가끔 총천연색의 꿈도
꾼다.
* 꽃밭에서 꽃을 꺾어 --- 오미연
나는 꿈, 벌거벗는 꿈을 잘 꾼다. 언젠가 꿈 속에서 들길을 걷고 있었
다. 문득 어느 곳에 이르니까 환한 꽃밭이었다. 빨간 꽃, 노란꽃이 무성
히 피었다. 꽃 모양은 들국화 같았다. 돌아보니 자신은 알몸이었다. 그
래서 꽃을 꺾어 몸을 가렸다.
그 후 [신부일기]에 참여했다. 크리스챤이어서 꿈을 믿진 않지만, 길몽
인 것 같다.
* 냇가서 벗고 멱 감아 --- 김윤경
지난 여름. 꿈 속에서 빨간 황토길을 걷다가 맑은 냇가에 이르렀다. 물
이 하도 맑아 옷을 훌훌 벗고 목욕을 했다. 그 날 어느 포스터 제작사로부
터 시가의 3배의 개런티로 촬영교섭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서 영화사의 출
연교섭을 받았다. 그것도 2편이 한꺼번에 프로포즈해왔다. 인기에도 보탬
이 됐거니와 수입도 오른 셈.
